Kim Eung ki
그의 작업노트에는 ...에 나타난 현상을 지워버리는 행위 가능한 원상태로 되돌려 버림으로써 나와 사물과의 대립의 흔적을
통하여 소외되어가는 모든 것에 대한 원초적인 접근의 표식으로 메모를 해 두고 싶었다.
그는 캔버스가 아니라 패널위에 신문이나 인쇄물의 활자나 사진을 수집하여 그것에 나타난 현상을 붓이나 송곳, 커트로 긁어내는 지루한 행위를 반복한다.
그 결과로 나타난 표면의 촉각적인 질감과 지워진 글씨의 흔적들은
정보 과잉속의 정보의 부재, 정보에 대한 불신, 기록에 대한 불신, 언어의 폭력성에 대한 부정이며 언어와 권력을 해체하는 과정임과 동시에 언어를
지워 버림으로써 언어의 감옥으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그의 의도이다.
비워진 화면은 그의 말대로 작가와 사물의 대립의 흔적이 각인된 공간이자 장소다. 부재의 증거이면서 또한 거세당한 언어의 권력이 다시금 반란을 일으키는
충돌과 운동의 공간이며 의미를 비워냄으로써 새로운 의미가 채워지는 가능성의 공간이기도하다
이러한 그의 공간에서 우리가 만나는 것은 그냥 있는 존재, 숨겨진 것과 드러난 것의 이중성 사이에 유동하는 존재의 실상이며 유동하는 의미들에 대한 체험이다.